손으로 글씨를 쓴다는 것

2006/09/22 18:36
 

아..! 눈을 의심하게 하는 이 멋진 필체..!


 
. 어렸을 적,
글씨를 예쁘고 보기 좋게 쓰는 것은 적잖은 스트레스 였다.
그 얼마나 많은 시간을 깍두기 공책을 빽빽하게 매워가는데 소비했던가.
 
"느이 아빠는 얼마나 글씨를 멋지게 잘 쓰는데 글씨가 이게 뭐니" 라며
아직도 가끔 내 글씨를 구박하는 어머니를 제외하면
손으로 글을 쓸 일도, 그 글씨를 누구에게 보여줄 일도 흔치 않은 것 같다.
 
 
. 글씨쓰는 속도에 맞춰 생각하던 내 성격은,
분당 700타에 가까운 속도로 생각하게 변해버린 듯 하다.
 
그 생각의 속도를 따라잡으며 손글씨를 쓰려니 정자로 쓸 수 없음은 당연지사.
 
저 위 북녘의 주준호 학생의 글씨를 보며
비읍의 네 획조차 모두 그어줄 수 없는 내 마음의 여유없음에 문득 서글퍼진다.
 
 
. 연인이란 그래서 좋은걸까.
그래도 누군가에게 마음을 담은 편지를 쓸때만큼은
마음도 손이 움직이는 시간을 기다려준다.
 
또박또박 손으로 글씨를 쓴다는 것.
또각또각 마음을 새기는 것.
 
 
 
menu openmenu close